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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ADHD와 우울증 그리고 새 직장


(내가 찍었지만 정말....웃긴 놈들이다)



언제부터인진 모르겠다.


몇년간 공부던 일이던 집중하기 어렵고 자꾸 딴생각만 들고

의욕도, 자신감도 떨어졌으며 너무나도 우울했다.

게임에만, 휴대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근래 일을 쉬고나니 갑작스래 그런 느낌이 더더욱 들었다.

마치 일년내내 아무것도 안하고 처박혀 있을때와 같았다.


자가테스트를 보니 우울증과 ADHD 둘다 해당된다하는데, 성인 ADHD의 대다수가 우울증도 있다는걸 보니,

뭐든간에 문제가 있는건 분명하다.


이제 한국을 갈 때 인가.....싶다.

일년반. 짧다면 짧은시간이고 길다면 긴 시간 호주에서 버텼다.

잘먹고 잘 살았다가 아닌 그야말로 버텼다.

항상 가난했다. 나름 월 300가까이도 벌어봤지만 알 수 없는 이유들로 돈이 다 빠져나갔다.


다니엘, 솔로몬 그리고 마빈초이가 아니였다면 나는 아마 벌써 한국을 돌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유이한 한국인친구인 초이는 이미 돌아갔다.


나와 농장 그리고 시드니에서 함꼐 고생한 다니엘도 다음주면 호주를 떠난다.


나도 전부 떨쳐버리고 떠나 진탕 놀다 빈털털이로 한국에 가고 싶다.


다니엘레 오 다니엘레, 멍청하고 또 멍청하고 나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지만.

절대 잊지 못하리라. 

취해 헤벌레 웃으며 날 부르며, 초등학생만도 못한 농담으로 서로 웃으며,

힘들때 의지할 수 있던.


Di cazzo.


그는 이제 이탈리아로 돌아간다.



다행히 내일 솔로몬은 일주일만에 돌아온다.

드디어 그의 여자친구도 독일로 돌아간다.


제발 나를 데리고 어디든 데려가다오. 내가 미치기 전에.



그나저나 새 직장에 취직했다.


말이 좋아 공장이지, 완전 가내 수공업이다.

드라이버로, 망치로, 빠루로 휴대폰을 부수고 분리하는게 전부다.


그것도 새 제품들을. 물론 구형이다.


아 얼마나 이기적인가. 

환경을 위해서 재활용한다고?


개소리다.


재고를 없에고, 신제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하락을 막기위해.

뜯어지지도 않은 제품들을 박살내는게 무슨 환경을 위한 재활용인가.


어찌됫건 일이니 할 뿐이다. 동료들도 착하다. 돈도 나쁘진 않고.


아 다음주부턴 솔로몬도 돌아오니 같이 일한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그나저나 동료들이 호주에서 태어났는지 물어본다. 내 영어가 생각보단 나쁘지 않은 모양이다.

영어 잘한다는 칭찬에, 나름 양심에 찔려 못한다고 고백했다.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초이가 떠난 후 처음이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온다.


앞으로 매일매일 일기를 쓰리라 생각해보지만, 20년동안 일기쓰기를 죽어도 싫어했던 내가 

과연 매일 쓸 수 있을것인가.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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